청주와 약주의 차이, 주세법 기준으로 정리한 맑은 술 구분법

같은 맑은 술이지만 법적 분류는 누룩 사용량으로 갈린다

청주와 약주는 맛이나 원료로 나뉘는 것이 아니라, 누룩을 얼마나 썼는지에 따라 법으로 갈립니다.

이 글에서는 두 주종을 가르는 현행 주세법 기준, 그 기준이 만들어진 1916년 주세령의 배경, 그리고 마트에서 라벨만 보고 구분하는 순서를 정리합니다.

명칭 개정 논의가 왜 계속 제기되는지와 무엇이 걸림돌인지도 함께 확인할 수 있습니다.


청주와 약주를 가르는 기준은 누룩 사용량

두 술 모두 발효 후 맑게 걸러낸 술입니다.

탁주처럼 뿌옇지 않다는 점에서는 같고, 마시는 사람 입장에서 외형만으로는 구분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주세법 시행령은 이 둘을 별도 주종으로 나눕니다.


기준은 누룩 사용량입니다. 


원료로 쌀만 사용했을 때를 기준으로, 쌀 중량 대비 누룩을 1퍼센트 미만 사용하면 청주, 1퍼센트 이상 사용하면 약주로 분류됩니다.


원료 조건이 먼저 걸린다는 점도 함께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청주는 쌀만 쓸 수 있으므로, 밀이나 보리 같은 다른 곡물이 섞이면 누룩을 얼마나 쓰든 청주가 될 수 없습니다.


구분청주약주
원료 곡물쌀쌀을 포함한 녹말 원료
누룩 사용량쌀 중량의 1퍼센트 미만1퍼센트 이상
술의 상태맑게 거른 술맑게 거른 술
주세율30퍼센트30퍼센트
실제 해당 제품일본식 청주(사케), 대형 브랜드 맑은 술(청하, 백화수복 등)전통 누룩으로 빚은 맑은 술, 약재 침출주



주세율이 30퍼센트로 동일하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세금 부담이 다르기 때문에 나눈 것이 아니라, 이름과 분류만 나뉘어 있는 구조입니다.


전통 누룩으로는 1퍼센트 미만이 성립하지 않는다

전통 누룩은 밀이나 쌀을 통째로 띄워 만든 덩어리 형태로, 당화력이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쌀 중량의 1퍼센트만 넣어서는 발효가 제대로 일어나지 않습니다. 

실제 전통 방식에서는 쌀 대비 5퍼센트에서 10퍼센트 이상을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결과적으로 전통 누룩으로 빚은 맑은 술은 법적으로 청주가 될 수 없습니다. 

아무리 조상들이 청주라 부르던 방식 그대로 빚어도, 라벨에는 약주로 표기됩니다.


입국은 누룩 사용량 계산에 포함되지 않는다

여기서 한 가지 더 짚어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일본식 입국은 쌀 표면에 누룩곰팡이를 직접 배양해 만든 것으로, 주세법상 누룩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법령 용어로 보면 구조가 명확해집니다. 

주세법은 발효제를 국(麴)이라는 상위 개념으로 묶고, 그 안에 누룩과 입국, 조효소제 등을 둡니다. 

그런데 1퍼센트라는 사용량 규제는 국 전체가 아니라 하위 항목인 누룩에만 걸려 있습니다.


즉 입국은 사용량 제한을 받지 않습니다. 

입국을 쌀 대비 20퍼센트 넘게 써도 청주로 분류되고, 전통 누룩을 2퍼센트만 써도 약주가 됩니다. 

기준이 곡물이나 제조 방식이 아니라 특정 발효제의 종류에 맞춰져 있는 셈입니다.


덩어리 형태의 전통 누룩과 낟알 형태의 입국


1916년 주세령이 만든 이름의 역전

삼국시대 이래 우리 기록에서 청주는 탁주를 가라앉힌 뒤 떠낸 맑은 윗술을 뜻했습니다.


약주 역시 조선 후기에는 맑은 술의 다른 이름으로 쓰였고, 금주령 시기에 약으로 쓴다는 명분으로 마시던 술이라는 유래도 함께 전해집니다.


이 구도가 바뀐 시점은 일제강점기입니다. 


일제는 1916년 주세령을 통해 주류를 조선주와 일본주로 나누고, 청주라는 이름을 일본식 양조 방식의 술에 부여했습니다. 


집에서 빚던 가양주도 이때부터 면허 요건이 크게 강화되어 위축되었고, 1934년에 자가용 주류 제조면허가 폐지되면서 완전히 금지되었습니다.


이때 정리된 분류가 광복 이후 주세법에 거의 그대로 이어졌습니다. 

그 결과 오늘날까지 한국식 맑은 술은 약주로, 일본식 맑은 술은 청주로 표기되고 있습니다.


사케, 니혼슈, 청주는 어떻게 다른가

일본 쪽 용어도 함께 정리해 두면 라벨을 읽을 때 혼선이 줄어듭니다. 사케, 세이슈, 니혼슈는 같은 층위의 말이 아니라 포함 관계에 있습니다.


용어성격범위
사케(酒)일본어 일반명사일본 국내에서는 술 전체를 뜻함. 해외에서만 세이슈(清酒)를 가리키는 말로 통용
세이슈(清酒)일본 주세법상 주종쌀, 쌀누룩, 물로 발효해 거른 술
니혼슈(日本酒)지리적표시세이슈 중 일본산 쌀만 쓰고 일본 국내에서 양조한 것



일본 주세법이 정한 세이슈(清酒)의 요건은 쌀과 쌀누룩과 물을 원료로 발효시켜 거를 것, 첨가물 합계가 쌀 중량의 50퍼센트를 넘지 않을 것, 알코올 도수가 22퍼센트 미만일 것입니다. 

거르는 공정이 요건에 들어가 있어 거르지 않은 탁한 술은 세이슈(清酒)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니혼슈(日本酒)는 여기서 한 단계 더 좁혀진 개념입니다. 

일본 국세청은 2015년 12월 니혼슈(日本酒)를 국가 단위 지리적표시로 지정했습니다. 

일본산 쌀만 사용하고 일본 국내에서 양조한 세이슈(清酒)만 니혼슈(日本酒)로 표시할 수 있으며, 외국산 쌀을 쓰거나 일본 밖에서 만든 세이슈(清酒)는 일본 국내에 유통되더라도 니혼슈(日本酒)로 표기할 수 없습니다. 스카치위스키나 샹파뉴와 같은 원산지 보호 표시에 해당합니다.


한국 주세법의 청주 요건은 이 세이슈(清酒)의 제조 방식을 사실상 그대로 옮겨온 구조입니다. 

앞서 살펴본 누룩 1퍼센트 기준이 그 연결고리이며, 그래서 국산 청주와 수입 사케(酒)가 같은 주종으로 묶입니다.


약주는 이 계통 바깥에 있습니다. 


일본 주세법에는 약주라는 항목 자체가 없고, 세이슈 요건이 쌀누룩을 전제하고 있어 밀누룩으로 빚은 한국식 맑은 술은 세이슈 정의에 들어맞지 않습니다. 

다만 개별 제품이 일본 수입 시 어떤 주종으로 분류되는지는 원료 구성에 따라 달라지므로, 이 부분은 정의상의 추론으로 봐주시기 바랍니다.


이름이 바뀌면서 실제로 생긴 문제

소비자 인식의 왜곡

약주라는 단어는 일반 소비자에게 한약재가 들어간 술로 읽힙니다. 

인삼, 구기자 같은 재료가 들어갔을 것이라는 연상이 강합니다.


실제로는 쌀과 누룩과 물만 쓴 순곡주도 약주로 표기됩니다. 

원재료명을 읽지 않으면 술의 성격을 오해하기 쉬운 구조입니다.


수출과 브랜딩의 제약

해외 시장에서 청주는 사케와 거의 동일한 범주로 인식됩니다. 

전통 누룩으로 빚은 한국 맑은 술이 약주로 표기되면, 영문 표기와 카테고리 설정 단계에서부터 설명이 길어집니다.


프리미엄 주류 시장은 카테고리 인지도가 가격 형성에 직결됩니다. 

명칭 문제는 수출 실무에서 부수적인 사안이 아니라 포지셔닝의 출발점에 해당합니다.

명절 차례주의 관행

명절에 쓰는 차례주로 정종이라는 표현이 여전히 사용됩니다. 

정종은 본래 일본 사케 상표 마사무네를 한국식으로 읽은 말이며, 술의 종류를 가리키는 일반명사가 아닙니다.


개정 논의의 방향

명칭 기준을 손보자는 논의는 꾸준히 제기되어 왔습니다. 주요 방향은 세 가지로 정리됩니다.

논의 방향내용영향 범위
청주 요건 확대누룩 1퍼센트 미만 요건을 완화해 전통 누룩 술도 청주로 인정주세법 시행령 별표 개정
명칭 일원화맑게 거른 술 전체를 청주로 통합기존 약주 제품의 표기 전면 변경
약주 개념 재정립약재나 약용 원료가 실제로 들어간 술만 약주로 한정약주 범위 축소, 주종 재분류


입국을 사용한 공장제 술은 사케 또는 입국청주 같은 별도 명칭으로 분리하자는 주장도 함께 나옵니다. 주세법에 위스키와 브랜디가 별도 주종으로 들어가 있듯, 사케 항목을 신설하면 된다는 논리입니다.

개정이 늦어지는 세 가지 걸림돌

첫째, 기존 업계와의 이해관계 충돌입니다.

대형 주류사는 입국 기반 제품을 수십 년간 청주라는 이름으로 판매하며 명절 차례주 시장을 형성해 왔습니다. 분류 기준이 바뀌면 상표 정체성과 유통 전략에 직접적인 영향이 생깁니다.


둘째, 부처 간 조율 문제입니다. 

과세를 담당하는 기획재정부와 국세청의 주세법 체계, 농업 육성을 담당하는 농림축산식품부의 전통주 등의 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이 주종 정의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명칭을 바꾸면 제조면허 요건, 시설 기준, 전통주 세제 감면 대상 범위까지 함께 재조정해야 합니다.


셋째, 소비자 혼선입니다. 

이미 청주라는 단어가 차례용 술이나 사케류로 굳어져 있어, 기존 제품군과 전통 맑은 술을 어떻게 구분 표기할지에 대한 합의가 필요합니다.


술을 고를 때 라벨에서 확인하는 순서

이름만으로는 술의 성격을 알 수 없으므로, 뒷면 라벨을 보는 편이 정확합니다. 

다음 순서로 확인하면 됩니다.

  1. 식품유형 항목을 찾습니다. 청주, 약주, 탁주 중 하나가 표기되어 있습니다.
  2. 원재료명에서 누룩과 입국 중 무엇이 쓰였는지 확인합니다. 전통 방식 여부는 이 항목에서 갈립니다.
  3. 약재 포함 여부는 원재료명으로 판단합니다. 식품유형이 약주라고 해서 한약재가 들어간 것은 아닙니다.
  4. 알코올 도수와 살균 여부를 확인합니다. 생주는 냉장 보관이 필요하며 유통기한이 짧습니다.

법적 표기와 실제 제조 방식이 어긋나는 사례는 다음과 같습니다.

술제조 방식법적 표기
한산소곡주찹쌀과 전통 누룩 사용약주
경주 교동법주찹쌀과 전통 누룩 사용약주
대형 브랜드 맑은 술(청하, 백화수복 등)입국 사용, 공장 양조청주
수입 사케입국 사용청주


식품유형과 원재료명 두 줄만 보면 제조 방식이 드러난다

전통 방식으로 빚은 술을 찾는다면 식품유형이 약주로 표기된 제품을 보는 편이 확률이 높습니다. 

반대로 깔끔하고 가벼운 사케 계열을 원한다면 청주 표기 제품을 고르면 됩니다. 

이름의 뜻과 실제 내용이 반대로 놓여 있는 상태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질문 1. 약주에는 한약재가 반드시 들어가나요.
아닙니다. 쌀과 누룩과 물만으로 빚은 술도 누룩을 1퍼센트 이상 썼다면 약주로 표기됩니다. 

약재 포함 여부는 원재료명으로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질문 2. 청주와 사케는 같은 술인가요.
주세법상 청주 요건은 일본식 청주의 제조 방식과 사실상 일치합니다. 

국산 청주와 수입 사케는 같은 주종으로 분류됩니다.

질문 3. 정종은 청주나 약주와 다른 술인가요.
정종은 술의 종류가 아닙니다. 청주와 약주는 주세법이 정한 주종 이름이지만, 정종은 일본 양조회사 상표 마사무네를 한국 한자음으로 읽은 말이 제품 전체를 가리키는 관용어로 굳어진 경우입니다. 

실제로 정종이라 부르는 술의 대부분은 주세법상 청주에 해당합니다. 

술병 뒷면 식품유형 칸에는 청주, 약주, 탁주 중 하나만 표기되며 정종이라는 표기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질문 4. 차례주로 무엇을 써야 하나요.
법으로 정해진 것은 없습니다. 

전통 방식을 기준으로 한다면 전통 누룩으로 빚은 맑은 술, 즉 라벨상 약주가 본래 쓰이던 술에 가깝습니다.

질문 5. 이 기준이 곧 바뀌나요.
이 글을 작성하는 2026년 9월 기준으로 누룩 1퍼센트 요건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개정 논의는 계속되고 있으나 확정된 일정은 확인되지 않습니다. 최신 조문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주세법 시행령 별표를 직접 확인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 마무리



청주와 약주는 누룩 사용량 1퍼센트를 기준으로 나뉘고, 주세율은 30퍼센트로 동일하며, 이 분류는 1916년 주세령에서 이어진 것입니다. 


전통 누룩으로 빚은 맑은 술은 현행 기준에서 청주로 표기될 수 없습니다.


논의 중인 사안은 명칭 기준의 개정 방향입니다. 

청주 요건 확대, 명칭 일원화, 약주 개념 재정립이 거론되고 있으나 업계 이해관계와 부처 간 조율 문제로 진전이 더딘 상태입니다.


다음에 맑은 술을 고를 일이 있다면 병 뒷면의 식품유형과 원재료명을 한 번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같은 값에 어떤 방식으로 빚은 술을 사는지가 그 두 줄에 들어 있습니다.


즐겨 드시는 약주나 청주가 있다면 댓글로 남겨 주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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